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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0일 금요일

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1. 어쩌면 나는 예술가였을지도 모른다.

아빠는 잘나가는 고등학교의 테니스 선수(그 시절에!)(현, 무직), 엄마는 피아노 전공(그 시절에!!) 고등학교 음악선생님(현, 보험아줌마)이 만나 무려 연상연하 커플(그 시절에!!!).

암튼 둘이 만나 딸 하나를 낳았고, 3년뒤에 아들 하나를 더 낳았다.

딸은 국민학교때부터 무용을 했고, 아들은 태권도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공부>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무용이라는게 생각해보면, 아빠(체육)와 엄마(음악)를 합친거다.

딸은 부모와 대화할 것이 많았고, 아들은 그닥 할 말이 없었다. 근데...할 말이 졸라 많이 생기더라.

↓↓↓ (계속)




무용이 내 인생의 반환점이었을까?


명문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그 이후의 배움이 없었던 아빠, 음악선생을 했지만 이후 전업주부를 오랫동안 했던 엄마, 꾸준히 무용을 해온 누나.

한마디로, 단호히, 무식했다.(단, 우리 가족은 나만 깔 수 있다.)

답답했다. 소위 말하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을 왜 이 세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는걸까.

답은 진즉에 깨달았다, <교과서에 나오는 거니까!!!>

교과서에 나온다고 모두 정답은 아니며,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가 생활속에 녹아들어있는 언어도 아니며, 우리네 일상의 대화가 <체계>를 중요시하는 교과서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어린 나는 깨닫지 못했다.

ㅇㅇ그래, 교과서엔 없더라.


<그들의 언어>가 필요했다, 언젠가부터 그들의 영역인 체육과 음악이라는 분야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예술가였을지도 모르겠다, 한 작품에 고뇌하고 실천하는.

내 평생의 작품은, 우리 가족을 설득하는 거다.



2. 예술가, 대학을 가다.

나의 예술을 제하더라도, 내 주변에는 모두 <예술가 천지>인 환경이었다.

주로 만났던 사람들은 힙합을 듣거나 하는 친구들이었고, 무용을 하는 누나 친구들이었다.

회고해보면, 중학교 1학년 어린 나이에 <순수예술과 예술의 사회참여>와 같은 주제로 논쟁을 했던 어처구니 없는 기억이 난다.(그때의 생각에서 조금도 발전이 없다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긴 마찬가지다.)

근데 이랬던 애가, 부산에서 서울로 기어올라갔네? 그것도 법과대학으로?

솔직히 멘붕이었다. 문화적 감수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치고받고 논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술을 먹고 우하하하하거린다. 그리고 노래방을 가네?(노래방은 술먹고 가는 곳이 아니다!) 한판 논 후에 길거리에 나와서 웃통을 벗고 이상한 춤을 춘다.

뭐...이런짓과 같은.


굉장히 저질스러웠고, 상종을 못할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그때의 나에겐.(지금도 저질스럽긴 마찬가지.)



3. 사람에서 공간을 찾다.

그래도 뭘 어쩌겠나,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어렵게 여기까지 기어올라왔는데 아싸되면 이건 아니잖아?

운 좋게도, 여지껏 대학이라는 공간 내에서 무엇인가를 교감할만한 사람들을 예닐곱명은 얻었다. 근데...그게 운이 아니더라.

그 <운>이라고 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문화적 감수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치고받고 논쟁>을 하는 과정속에 생겨난 필연이더라.

그것을 깨달으면서 어떤...뭐랄까...세상의 체계랄까, 시스템이랄까...하는 부분에 대한 각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 각성이 이루어지면서 드는 감정은 고마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방향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만, 이 생각을 할땐 무려 20대 초중반을 돌파하고야 깨달았다는 것이 함정.



4. 팀 블로그를 고민하다.

사실 팀 블로그에 대한 고민은 2009년에 이미 있었다. 당시 우리 가카의 놀라운 정치력으로 국민들의 표현의 수위를 끊임없이 높여가고 있던 시기.

다만, 함께 고민했던 사람 하나가 하늘로 가는 바람에 계획은 중단되었다.(당시 블로그를 개설(http://mrwhan.egloos.com/)하고 두시간 뒤 사망 통보를 받았다.)

그 사람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살아...있다면 아닌 밤중에 남량특집호러쇼.




5. 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현재 이 블로그의 세명의 멤버는 사실 세명이 아니라 네명이라는 생각이다. 뭐...세명의 멤버가 삼년상까지 무탈하게 치뤄줬으니, DDOS 공격이라든가 구글 데이터 기지가 폭파되는 정도는 솔까 막아줘야 하는거 아닌가?

팀원 중 한명은, <자신이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부분은 제끼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두사람은 다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거다.

우리는 이미 팀이었지만, 새롭게 팀이 된 우리를 독자 여러분들이 적어도 <흥미롭게> 보아만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흥미롭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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