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을 크게 갖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리더쉽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굳이 리더가 아니어도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의 조력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쉽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종종 내 자신의 리더쉽에 고민한다.
내 성장기에서 '리더쉽'은 자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삶에 침투되었다.
사람들 앞에 서게 된 건, 초등학교 때 전교생이 모두 운동장에 나와 집단체조를 하는 시간이 매주 있었는데, 선생님께 잘 보였는지 내가 전교생 앞에서 대표로 서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반 아이들보다 반평성배치고서 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선생님께 떠밀리듯 반장으로 임명되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중학교 사춘기 시기에 뜻하지 않던 '리더'자리에 서게된 경험은 내게 큰 영향을 줬던 것같다. 그것 이후로 난 매년 반장선거에 도전했고 당선되었다. 더 나아가 전교회장단 선거에도 도전했고, 승리하진 못했지만 전교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는 밋밋한 생활이었다. 반장선거에는 나갔지만, 전교회장단 선거에는 나서지 않았고, 써클활동에서 적극적이지 않아서 '리더쉽'이 크게 필요한 일이 적었다. 어쩌면 대입이라는 중압감이 내 권력욕을 내리누르고 있었던 것같다.
하지만 대학에 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관철하려고 고집했고, 그러다 보니 대립각을 세우기 일쑤여서 싸움닭이 되어갔다. 그리고 갈등의 해결방식을 사람을 통해 해결하기 보다는 자리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던 건지, 단과대 내 학회 집행부를 맡게 되었을 때에도 '리더'가 되기 보다는 참모가 되고 싶어했다. 어쩌면 내 안에 자리잡은 리더쉽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던 듯했다. 그리고 이어서 졸업 전 단과대 학생회 선거에도 출마했는데, 단과대 학생회장이 아닌 부학생회장이었다. 내 안의 리더쉽이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부학생회장으로 난 편안함을 느꼈고, 내가 해야하는 바를 잘 알 수 있었던 것같다.
대학 졸업후 군대를 가게 되었는데, 물론 병사로 가지 않았다. 내 삶의 단 한순간도 남들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것과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내 의지대로 살고 싶다는 결단이었다. 학군단을 거쳐 장교로 임관했던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장교임관보다 나의 병과 선택이었다. 사실 내 전공이 법학이라 보병소대장이 될 가능성이 컸다. 잘 되야 헌병소대장이었다. 그런데 그닥 끌리지 않았던 걸까, 다른 대안을 찾게 되었고, 결국은 정훈공보장교로 임관하게 되었다. 그 역시 전문참모. 일반병과가 아닌 특수병과로서 다른 참모직과 다른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병과였다. 그리고 운이 좋게 난 사단장의 지휘부에 속한 정훈참모부로 배속되어 2년을 보낼 수 있었다. 나로서는 또 한번의 기회이지 내가 가진 리더쉽의 발견이었다. 사단장의 참모라는 역할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무리 향토사단이라고 하지만 군직사단으로서 강원도 절반의 지역을 작전지역으로, 만여명에 달하는 장병을 지휘해서 부대를 운영해야 하는 것이 사단장이다. 그런 사단장의 시야를 갓임관한 초임장교 나부랭이가 따라잡아야 했던 것이다. 처음엔 대단히 힘들었다. 장군쯤되면 경륜에서 나오는 통찰력과 탁월한 두뇌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은 없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사단장의 시야를 대강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고, 그 즈음되자 사단 내에서 갓 중위를 단 초임장교인 나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사단장의 특별참모부 장교로서 내 고유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었다.
군 생활을 마치고 나서 직업을 찾아 지금에 이르고 보니 이것 역시 '조력자'였다.
난 내 스스로를 '리더'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사람 냄세가 나는 사람이다. 이유는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들을 부려서 자신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더 똑똑하기 보다 더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난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 난 따뜻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발휘한 리더쉽을 보면, 사람들이 내 영역 안으로 들어와 무언가를 하도록 만들기 보다는 내가 먼저 치고 나가고 사람들이 뒤를 따라오게 하는 스타일이다. 속도감과 투쟁력이 필요할 때는 이것이 주효할지는 몰라도, 그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좋은 리더쉽이 아니다. 이런 스타일은 사람들을 쉽게 피로를 느끼게 하고, 반대자를 포용하지 못하며, 오류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모 스타일이지 리더가 아니다.
삼국지에서도 보면 유비가 삼형제의 맏형이 된 스토리도 알고 보면, 싸움을 제일 잘 했기보다는 인간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름지기 리더는 인간미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지위이다.
그렇다고 해서 리더가 되길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대안을 찾아보게 되었다.
내가 갖고 있는 리더쉽은, 내 스스로가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난 대규모 집단보다, 소규모 집단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즉, 막연한 다수보다 단단하게 뭉쳐진 소수 속에서 내 리더쉽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내가 마음에 드는 수준에서 스스로 일을 다 해치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역정을 내는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려 했다면, 최근에는 팀원들이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에 내 능력을 쏟는다. 즉, 팀원들의 연결망을 형성해주고 그것이 지켜지도록 관철시키는 역할로 내 리더쉽을 포진시킨다. 팀원들 각자의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면 나의 리더쉽은 최상의 성과를 달성해낸다. 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에서는 실패한다.
내가 갖고 있는 리더쉽은 참모로서의 리더쉽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은 리더 보다는 참모이고, 나는 최고 참모로서 소규모 조직을 단결시켜 리더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을 제일 잘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참모만으로는 어떤 성취를 이룰 수는 없다. 그래서 나와 같은 꿈을 갖고 있는 그래서 내 이상을 실현시켜줄, 그리고 내 능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리더를 찾거나 혹은 만들고 싶어한다. King Maker. 나는 최고의 참모로서 King Maker가 되는 방식으로, 내 의지를 세상에 관철시킬 것이다.
이것이 내가 가진 리더쉽을 발현시키는 방식이다.
내 리더쉽의 전문성 배양과 리더의 발견이 내게 주어진 과제이다.
나는 내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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