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자.
경영자가 선호하는 노동자는 야근을 많이 하는 노동자일까, 칼출-칼퇴하는 노동자일까? 우리나라면 전자일 것이나 서양은 후자일 것이다. 그럼 서양이 더 게으른 나라일까? 그런데 국가생산성은 서양 선진국이 더 높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야근을 해서 겨우 선진국 대열에 따라간다. 그래서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야근이라도 하니까 선진국에 따라가는 것이지, 그마저도 안 하면 도퇴된다'는 위기감을 가진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인이므로 생산성을 계산할 때에는 투자대비 회수율을 따져야 한다. 서양에서는 야근하는 것이 아니라 칼퇴하는 사람을 더 높게 친다. 그 이유는 같은 생산량을 더 짧은 시간 안에 완수하기 때문이다. 야근을 해야만 동일한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동자가 된다. 게다가 야근을 하게 되면 추가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므로, 비효율적인 비용이 소모되는 것이다. 또한 야근을 자주하게 되면 리프레시 시간을 확보할 수 없고, 수면시간도 짧아져 노동력 재생산에도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과로사의 위험이 높아져 산재비용도 높아질 가능성도 발생한다. 즉, '야근을 잘하는 김대리'는 동료직원보다 시간대비 생산량이 떨어지고, 추가 임금을 발생시킴은 물론 노동력 재생산에 있어서도 비효율적이고, 과로사의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경영자가 고용하고 싶을까? 오히려 주어진 시간내에 동일한 업무량을 소화해내는 사람이 저비용 고효율의 생산성을 가진 노동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야근까지 하면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일상적인 야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사람도 그렇고 하물며 기계도 최대효율을 발생하는 시점과 효율이 차감하는 시점이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일정시간 이상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회로가 과열되서 연산속도가 저하됨은 물론 과열된 회로를 식히기 위해 펜이 돌아야 하므로 전력소모가 증가한다. 게다가 이런 식의 사용은 컴퓨터 자체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사람은 이보다 등락이 더 심할 것이다. 노동활동은 두뇌와 육체를 사용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몸안의 에너지원과 두뇌의 집중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인간은 야행성동물이 아니므로, 생체리듬상 밝은 시간에 활동해야 생체기능이 최대화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집중력도 반나절이 넘는 장시간 지속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기간 프로젝트를 위해 야근하는 것도 아니고, 일상적인 야근의 생산성이 더욱 낮은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인간의 생체 에너지라는 것이 음식을 주기적으로 먹게 한다고 해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휴식과 잠이 필요하다. 이런 생체리듬에 역행하는 야근은 그 노동자의 생산성을 점점 저하시킨다.이럴 수는 있다. 어떤 기업은 노동숙련이 불필요해서 단기간 고용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를 고용해서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일을 시키고, 노동력을 소진시켜버리는 것이 경영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일 것이다. 어차피 또 고용할 실업자는 많기 때문이다. 생산직의 비정규직 양산은 이런 논리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비효율적인 야근을 우리는 왜 칭송할까? 박@스는 왜 야근하는 노동자에게 박@스를 선물하라며 밝게 웃을까?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만에 현대화를 이룩했다. 그 기간 우리의 주력 산업은 경공업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 와서 중공업 대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계화된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이처럼 육체노동이 대부분이고 대량생산이 주목적인 산업의 경우, 노동자의 생산성 극대화는 한계가 있으므로 노동시간을 연장시키는 것이 비용대비 효율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밤 늦도록 죽도록 일해주는 노동자가 경영자 입장에서는 감사했을 것이며, 국가에서도 그런 노동자를 영웅처럼 추앙했을 것이다. 그런 70-80년대 감성. 그런 감성이 야근을 예찬하는 사회를 만든 것은 아닐런지.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다. 고부가가치 산업, 창의성이 중시되는 산업, 두뇌활동이 대부분인 산업. 그리고 서비스 산업이 늘어나서 소비가 필요해진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일자리를 늘리고 싶다면, 야근을 없애야 한다. 단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저녁시간 휴식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 휴식시간에 노동자들은 소비를 통해 리프레시 할 수 있으며, 그 소비는 내수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활성화되는 내수경제는 필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보다 기저경제에서 더 많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쉬게 만들어야 한다. 아이디어, 창의성 개발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노동자에게 만들어 지지 않는다. 아침부터 밤까지 잔뜩 쪼여진 상태로 일만 하는 사람에게 상상력이 생겨나겠는가? 게다가 인간의 상상력이란 책이나 영화, 음악, 공연 등등 문화매체를 접하면서 새로운 자극을 통해 생겨난다. 앞으로 우리는 '삼성'같은 2등주의의 제조업만으로는 먹고 살수 없다. 새로운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창의적인 산업을 갖을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 선진경영, 고부가가치 산업. 대기업재벌총수들의 거짓말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야근을 철폐하고 노동자를 쉬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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